고병원성 AI 잇단 수급불안에
경영난·고령화 등 문제 직면
종란 수입 근본적 해결책 못 돼
일선 농장 생산기반 직접 지원
표준계약서 부재 해결 등 촉구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육용종란 수입이 추가로 추진(▶본보 4월 7일자 9면 참고) 중인 가운데, 국내 육용종계·부화산업 육성 등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수급불안이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육용종계·부화산업은 닭고기 산업의 시작인 병아리를 생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경영난과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전체 종계업 가구 수는 2021년 기준 325호에서 2024년 307호까지 줄었고, 육용종계 가구 수는 2025년 1월말 기준 277호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동물복지 산란계 전환이 늘어나면서 종계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종계·부화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종계농장이 빠르게 줄면서, PS(종계) 병아리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다. 원인은 결국 돈이다. 농장 경영이 어렵다보니 유정란 등 산란계로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백세미(삼계)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사료 등 투입 비용은 올라가는데 종란 계약으로 받는 금액은 20년 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령화가 심각하지만 돈이 되지 않다보니 후계청년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종계·부화업계에 대한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병원성 AI로 인해 종란 수입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못 한다”면서 “정부는 종란을 수입하는 계열화업체만 지원할 게 아니라, 일선 종계·부화농장에 대한 직접 지원 등 생산기반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계·부화업 육성을 위해 불합리한 제도개선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축사시설 현대화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시행지침을 보면 무항생제와 동물복지 인증 등에 가점을 주고 우선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증을 받지 않는 종계·부화장은 자연스럽게 지원사업에서 소외되고 있다.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관리 대상이지만, 표준계약서가 없다는 점도 종계·부화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함대산 대한양계협회 청년정책위원장은 “종계·부화업계도 시설투자를 통한 생산기반 유지가 필요한데, 현재 축사시설 현대화 지원사업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 종계·부화업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표준계약서가 부재한 것도 문제다. 축산계열화법에 따라 농가협의회도 구성하고, 사육비 정산을 협의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농어민신문 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