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축종별 동물복지 사육 관리 지침서’ 4종을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지침서는 산란계(알 낳는 닭), 육계(고기용 닭), 임신돈, 분만돈 4개 분야로 구체적인 관리 방법과 시설 설계 인증 기준을 담았다. 

농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2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도입했다. 인증제는 ‘동물보호법’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가축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염소 농장을 국가가 인증하고 해당 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에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축산환경관리원이 현장 심사를 통해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인증하고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올 4월17일 기준 인증 농가는 520곳으로 집계된다. 축종별로는 산란계 293곳, 육계 152곳, 돼지 29곳, 한우 20곳, 젖소 26곳이다. 

조용민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21일 경기 수원 국립식량과학원 중북부작물연구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침서 4종엔 축과원이 학계·산업계와 협력해 그동안 축적한 연구 성과와 현장 기술을 바탕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기준을 알게 쉽게 풀어 수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복지 축산으로 전환을 계획하는 농가가 지침서를 활용하면 ‘동물보호법' 시행규칙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고시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기준’에 대한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 경기 수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북부작물연구센터에서 조용민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이 ‘동물복지 사육관리 지침서' 발간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실제로 지침서엔 주요 사육 기술 내용이 축종별로 상세히 담겼다.

먼저 산란계는 기존 케이지 사육을 대체하는 평사·방사·다단식 사육 환경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닭이 모래 목욕을 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등 본래의 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산란상(알을 낳는 전용 공간) 배치, 횃대(닭이 올라가서 휴식할 수 있는 구조물) 설치 등 시설 설계 기준이 나와 있다. 

이러한 환경풍부화 요소를 적용하면 그렇지 않을 때와 견줘 누적 폐사율이 0.2%포인트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축과원 측 설명이다.

육계는 사육환경 개선을 통해 닭의 행동 특성과 복지를 고려한 관리 기준을 실었다. 축과원 측은 사육밀도 제한, 자연환기 구조,  환경풍부화 등을 적용하면 닭의 스트레스가 4.3%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 분야 임신돈은 기존 감금 틀을 사용해 돼지를 개별로 가두는 사육 방식 대신 여러 마리를 무리로 사육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조 원장은 “무리 사육 때 발생하는 서열 다툼을 줄이기 위해 5~6주령 비슷한 산차를 가진 돼지들을 차례로 합사하는 방법 등을 지침서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내외에서 사용하는 전자식 모돈 급이기, 기존 고정틀 뒷부분 일부를 제거해 돼지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든 반스톨 등 다양한 사육시설을 제시하며 농가가 규모와 자본 여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분만돈에선 어미돼지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새끼 돼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관리 기준을 넣었다. 또 국내외 분만틀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 농가 여건에 맞는 시설을 선택하도록 정보를 제공했다.

조 원장은 “어미돼지가 뒤척이다 새끼돼지를 압사하는 사고가 상당히 잦고 이는 농가 수익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분만틀을 활용해 분만 직후 새끼 돼지 압사 사고를 예방하고 분만 3~4일 후에는 분만틀을 개방해 어미돼지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 관리 방안은 돼지의 복지와 농가의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난방장치를 설치하는 등 적정 온도·위생·환경 관리로 새끼 돼지 생존율을 높이고 어미돼지 스트레스는 줄이는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기준을 안내했다.

지침서 4종은 축산농가와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센터 등 기관에 배포해 현장 지도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침서 전문은 농진청 농업과학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조 원장은 “앞으로 동물복지 기준은 국제 거래에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축산농가가 동물복지 수준을 높이는 것은 축산시장을 지키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 벗어나 가축과 사람이 함께 행복한 축산 환경이 결국 장기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진청은 한육우·젖소 등 대가축에 대한 지침서도 올해 안에 차례로 발간할 예정이다.

<농민신문 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