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된 중동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민생물가 안정 대책으로 연이어 수입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초부터 외국산 신선란을 수입한 데 이어 5월부터 육용종란도 들여올 계획이다. 석유최고가 재지정을 앞두고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는 두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전방위적 민생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핵심 민생분야인 먹거리 물가는 최근 들어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추세다. 과일·채소 가격 흐름은 두달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다만 일부 축·수산물이 강세를 띠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는 4~6월 320억원을 투입해 할인 지원에 나선다. 이를 통해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춘다는 취지다.
특히 달걀값 안정을 위해 신선란 수입을 추진한다. 이달부터 태국산 224만개, 미국산 224만개를 들여온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 살처분이 늘면서 달걀 공급이 줄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름철에 들어서 수요가 느는 닭고기에 대해선 5~8월 육용종란을 수입해 대응한다. 물량은 스페인산 800만개, 벨기에산 1500만개 등 총 2300만개다. 최대 40%의 할인지원도 병행한다.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선 공급망 안정을 도모하고 더불어 정책자금을 활용한다. 가공식품업계는 중동 전쟁이 촉발한 원재료 수입단가 상승과 나프타쇼크로 인한 포장재 수급 불안으로 가격 상승 압박을 겪고 있다. 정부는 달걀가공품·커피·코코아생두 등 식품원료 22종의 할당관세를 지속하는 한편, 식품기업에 국산 식재료 공동구매자금 4억5000만원과 외식업체 육성자금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포장재 의무표시사항을 스티커 부착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대체포장재 활용을 유도한다. 달걀·밀가루·전분당 담합사건은 상반기 중 마무리할 방침이다.
유가는 중동전쟁의 직격탄을 맞아 급등세를 타고 있다. 정부는 3월13일 석유 최고가격지정제를 시행하며 과도한 가격 인상을 억누르고 있다. 이달 24일 3차 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도 두달 더 연장한다. 현재 유종별 탄력세율은 휘발유 15%, 경유 25%, LPG부탄 10% 낮게 적용되고 있다. 이를 6월30일까지 유지한다.
이 가운데 LPG부탄에 대한 세율의 인하폭은 25%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ℓ당 유류세는 종전 183원(10%)에서 152원(25%)로 낮아진다. 부탄은 서민층이 생계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소형트럭의 연료로, 에너지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고려했다는 게 재경부 설명이다. 개정된 ‘개별소비세법 시행령’은 이달 28일 국무회의를 거쳐 5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에서 “국민들께서 물가부담이 큰 분야로 먹거리, 에너지와 주거·통신비 등을 꼽아주셨다”며 “민생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이밖에 ‘4차 최고가격지정안’ ‘건설자재 가격·수급동향 점검 및 대응방향’ ‘반복담합 근절방안’ 등을 살펴봤다.
<농민신문 4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