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더 덥다던데, 대비하지 않으면 손쓸 틈도 없이 닭이 죽으니까 지금부터 살펴야 해요.”

11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농장에서 만난 최승근 키움축산 대표(61)는 계사 외벽에 설치한 쿨링패드를 점검하며 이렇게 말했다. 13년째 육계를 사육 중인 최 대표는 2013년 20억원을 투자해 부지 9917㎡(3000평)에 5289㎡(1600평) 규모 계사 네동을 신축했다. 현대화시설을 갖춘 계사에는 외부 공기를 배출하는 환기팬을 동마다 10개씩 설치했고, 송풍기도 15개씩 달았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최 대표는 “2018년 여름 출하를 이틀 앞두고 천안지역 낮 최고기온이 42℃까지 치솟아 닭 1만마리가 폐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그해 가을 계사 외벽에 쿨링패드를 설치하고, 지하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상황에 대비해 예비용 수원도 추가로 확보했다.

최 대표는 “육계는 온도 1℃ 차이도 체감상 5∼6℃로 느낀다”며 “물 공급이 끊기거나 환기가 멈추면 순식간에 피해가 커진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계사 내부 모습. 육계 초생추(병아리) 위로 환기팬이 설치돼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닭은 다른 가축보다 체온이 높고 몸 전체가 깃털로 덮여 있는 데다 땀샘도 발달하지 않아 고온에 특히 취약하다. 병아리 체온은 39℃, 성계는 40.6∼41.7℃ 수준이다.

최 대표는 5월초 육계 10만5000마리를 입식했다. 평소 11만마리까지 사육하지만 올여름 폭염 가능성을 고려해 사육 밀도를 낮췄다. 쿨링패드도 7월 중순 가동에 들어갔던 이전과 달리, 올해는 6월 중순부터 사용하고자 미리 점검했다. 기상청이 4월23일 내놓은 ‘3개월 전망’을 보면 5∼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8∼88%다.

최 대표는 폭염 대응을 위한 정부·지방정부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천안시에서 가금용 비타민C 영양제를 더위가 오기 전에 지원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올해도 폭염 시작 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산농가가 폭염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최 대표는 “쿨링패드용 지하수를 확보하려고 해도 관련법에 따라 허가 절차를 밟아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장기화하면서 공사 인력의 농장 출입도 자유롭지 않다”고 전했다.

관련 기관도 폭염 피해 예방에 미리 나서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정부·유관기관·생산자단체 등과 함께 5월15일부터 6개월간 ‘축산재해 대응반’을 가동해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여름철 재해 대응 요령을 안내한다. 농진청 축과원은 5월말부터 8월까지 축산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하며 농가별 맞춤형 사양·축사 관리 기술을 지원한다.

농협도 폭염 대응에 들어갔다.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박광욱) 자회사 도드람양돈서비스는 양돈농가 대상 고온기 특별 보강 사료 공급 기간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10월로 1개월 연장했다. 이전엔 5∼9월 공급했다. 
<농민신문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