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더위와 습기에 취약한 가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소모성질병이 생산성 저하와 연결되는 가금과 양돈농가들은 각별한 사양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가금농가에서 유의해야 할 질병과 관리요령을 자세히 살펴봤다.
# 소모성 질병,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
폭염과 높은 습도는 닭의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면역 기능을 약화시켜 각종 소모성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에 양계업계 관계자들은 장마철과 폭염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단일 질병보다 여러 질병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감염 사례가 늘어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에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닭 전염성 기관지염(IB), 대장균증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생산성 저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폐사율이 높지 않더라도 산란율 감소와 성장 부진, 난질 저하 등으로 농가 경영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여름철 질병 관리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양계업계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낮 시간대 고온 스트레스와 밤낮의 큰 일교차가 반복되면서 닭의 체력은 급격히 저하된다. 산란계의 경우 사육 기간이 길어 병아리 시기 형성된 면역 수준이 향후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초기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여름철 질병으로는 콕시듐증이 꼽힌다. 콕시듐증은 습한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원충성 질환으로 혈변과 설사, 사료 섭취 감소 등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성장 지연과 폐사로 이어져 육계 생산성에 큰 피해를 준다.
수의사들은 콕시듐증 예방의 핵심으로 계사 내부 습도 관리를 꼽는다. 장마철에는 깔짚이 쉽게 젖기 때문에 정기적인 깔짚 교체와 음수기 누수 점검이 필수적이며 환기 강화를 통해 계사 내부를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장균증 역시 여름철 발생이 증가하는 대표 질병 중 하나로 고온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주로 발생하며 폐렴과 패혈증, 산란율 저하 등을 일으킨다. 최근 현장에서는 저병원성 AI와 IB가 먼저 발생한 뒤 대장균증이 2차 감염 형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 전북대 조류질병연구소 교수는 “저병원성 AI와 IB가 동시에 발생하면 기관지와 폐에 염증 물질이 축적되면서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폐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기관지가 손상되면 2차적으로 대장균증 피해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양계 현장에서는 질병 발생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질병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고온 스트레스와 사육 환경 변화, 바이러스 변이 등의 영향으로 복합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항체 형성 상태와 질병 유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권정오 한국육계협회 상무는 “혹서기에는 질병 발생 자체보다도 질병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환기와 음수 관리, 적정 사육밀도 유지 등 기본적인 사양관리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IB·저병원성 AI…양계 생산성 피해 유발
여름철 가금 질병 관리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질병은 IB와 저병원성 AI다.
두 질병 모두 폐사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산란율 저하와 성장 부진, 사료효율 감소 등 생산성 피해를 유발해 양계농가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학 교수는 “국내 양계농장에서 검출되는 IB 바이러스 가운데 K-IId형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제 현장 조사에서는 산란율 감소와 난질 불량, 탈색란 증가, 안면부종 등의 증상을 보인 농장에서 K-IId형 감염이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에도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여러 농장을 살펴본 결과 생독백신과 사독백신을 수차례 접종했음에도 불구하고 K-IId형 감염이 확인됐다”며 “일부 농장에서는 산란율이 10% 이상 감소하거나 산란 피크에 도달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계 농가들은 어떤 백신을 사용해 농가를 지켜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호 반석가금연구소 소장은 “양계 농장에 컨설팅을 나가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어떤 백신을 사용해야 새롭게 유행하는 IB를 예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질병 유행 양상이 변화하면서 사용하는 백신도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수량 관리”라고 밝혔다.
저병원성 AI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병원성 AI는 호흡기·소화기 증상과 산란율 감소를 유발하는 제3종 가축전염병으로 복합감염되면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수의사들은 올여름 폭염과 장마가 예고된 만큼 질병 발생 이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기와 온·습도 관리, 적정 백신 프로그램 운영, 정기적인 항체 모니터링을 병행할 경우 여름철 질병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계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금 질병은 단순히 백신 접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혹서기에는 농장별 질병 모니터링과 맞춤형 방역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오리, 땀샘 없어 체내열 배출 한계 있어
오리는 25도를 넘어서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되고 30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 생리적 항상성이 붕괴된다. 전문가들은 고온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은 오리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고 체내 균형이 깨지면서 병원균을 막아내던 일차 방어선인 장과 호흡기의 점막이 급격히 약화되기 때문에 주령에 따라 오리 폐혈증, 오리 대장균증, 오리 바이러스성 간염, 살모넬라증 등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때문에 여름철 오리 사양 관리를 위해서는 오리의 생리를 고려한 영양관리와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영양학적 스트레스 완화제 처방이 중요한데 더위로 손실된 칼륨과 나트륨을 보충해 줄 전해질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생성된 활성산소로 생기는 손실을 막기 위해 비타민 C나 E를 급여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리는 땀샘이 없어 체내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데 한계가 있고 주로 부리를 열고 헐떡이는 호흡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데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이러한 생리적 조절만으로는 체온 상승을 충분히 억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리 사육시설에서는 적정 온도와 환기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홍준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센터 연구사는 “오리사 깔짚 관리는 질병 예방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오리는 물 사용량이 많고 분변의 수분 함량이 높아 바닥이 쉽게 젖는데 이런 환경은 대장균, 살모넬라, 리메렐라균 등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홍 연구사는 “따라서 고온기에는 온도 관리와 함께 바닥을 건조하게 유지하고 젖은 깔짚은 신속히 제거하거나 교체해야 한다”며 “급수기 누수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음수 주변의 깔짚이 과도하게 젖지 않도록 하는 철저한 위생관리는 세균성 질병뿐 아니라 곰팡이성 폐렴 등 호흡기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농수축산신문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