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기 한국가금학회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선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종계 및 육계의 사육기반 안정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문원탁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양계협회 건의사항과 관련, 축사시설현대화사업 우선 지원 등 구체적인 답변을 내놔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
민원기 한국가금학회장(좌장)
문원탁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전문연구원
함대산 대산부화장 대표
이종근 도원종계 대표
김대건 건강한 아리농장 대표
김석구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가금팀장


병아리 공급 늘어날 전망이지만
고령화·시설 노후화·산란계 전환 등
육계농가는 줄어 ‘사육기반 불안’

AI 발생 땐 이동·입식 제한 
육용종란 긴급수입 ‘농가 피해’ 
선제적 수급조절 장치 시급


▲이형우=2026년 연간 종계 입식 마릿수는 750만 수 대로, 전년 대비 증가해 향후 육계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예정이지만, 산란계로의 축종 전환, 시설 노후화,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육계 사육농장이 감소하고 있다. 병아리 공급능력 확대와 실제 육계 사육기반 간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계열업체 간 농가 확보 경쟁과 병아리 가격 급등락 문제도 과거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이동·입식 제한 등 방역조치가 시행되면 육계 공급 여건은 추가로 제약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육계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육기반 확충 및 농장운영 여건 개선 등 생산기반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식량 자급률 목표 재설정이라는 과제를 수행 중인데, 할당관세 이후 자급률이 회복되지 않고 수입이 자리를 잡아가는 문제가 파악되고 있다. 닭고기 할당관세도 비슷한 상황으로,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함대산=축산업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세부담은 젊은 후계농의 유입과 원활한 세대교체를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06년 도입된 영농증여의 경우 5년간 세금 1억 원 감면이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공시지가와 농가 규모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감면액이 고정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영농 상속도 마찬가지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가업 상속은 공제 한도가 600억 원인 반면, 영농 상속은 30억 원에 불과해 약 20배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늘 토론회를 주최한 윤준병 의원도 영농 상속 한도를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영농 상속과 가업 상속을 굳이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적으로 통합이 어렵다면 최소 200억 원 수준까지는 공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두수공제 관련해서도 혜택이 확대됐는데, 닭과 오리만 답보 상태에 있다. 타 축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두수공제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이종근=그동안 닭 사육시설의 가축분뇨 배출시설 허가에서는 실제 축사가 차지하는 건축물 또는 축사 바닥면적을 기준으로 사육시설 면적을 산정하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통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단식 케이지의 각 단의 바닥면적을 합산해 배출시설 면적으로 산정하는 행정해석이 적용되면서, 기존 축사의 개보수와 시설현대화를 통한 생산기반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축분뇨 배출시설 면적 산정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육용종란 긴급수입 관련 국내 생산기반 보호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2026년 고병원성 AI로 인해 육용종계가 감소하면서 병아리 공급부족 우려가 발생하자 정부는 육용종란 수입 등 적극적인 공급확대 정책을 시행했다. 정부는 육용종란 총 1700만 개를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했는데, 문제는 농가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수입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26년 봄 국내 병아리 가격은 마리당 1000원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가격은 빠르게 하락해 6월 13일 800원, 6월 27일 5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6월초부터 가격하락과 국내 생산회복 신호가 나타났는데 잔여 수입물량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급조절 정책은 피해가 발생한 것을 확인한 뒤 멈추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예상하고 그 전에 멈출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인건비·물가 변동 등 반영
객관적 사육비 조정기준 마련
분뇨 배출시설 산정기준 개선

영농증여·상속 공제 한도 현실화
닭·오리 사육농가 두수공제 기준 
다른 축종 수준에 맞춰 상향을


▲김대건=우리나라 육계산업은 계열화를 통해 생산과 유통의 효율성이 굉장히 높아지고 안정적인 닭고기 공급 체계가 구축됐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육계농가들은 지금의 사육비로 앞으로 계속 닭을 키울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기본사육비 문제다. 거의 30년 동안 기본사육비가 오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축사시설 현대화 등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실 농가 입장에서는 사육비 현실화가 새로운 요구가 아니다. 정부는 이미 2차 축산계열화사업 발전 5개년 계획에 사육비 현실화 방안을 포함했지만,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계획만 있고 현장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사육비를 얼마 올려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인건비와 시설의 감가상각비를 현실에 맞게 재산정하고, 임금·건축비·물가 등의 변동을 주기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인 조정기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석구=육계농가 확보를 위해선 사육비 현실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육비 인상이 소비자 판매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육비가 인상됐을 경우, 특히 중소 계열업체는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결국은 일부 업체들의 시장 집중화를 심화시키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계약사육 농가의 조합원 자격 인정과 관련해선, 단순히 조합에 가입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구매 및 판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현재 계약사육 농가들이 지역축협에 가입했을 때 과연 경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육계 사육은 조합 사업과 연관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조합 가입이 제도화된다면 경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부분까지 검토가 돼야 한다.


▲민원기=10년 전에 새로 지은 육계농장을 최근 방문했는데, 농장이 규모가 커지면서 차량이 들어올 수 없어 다시 지어야 된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10년 만에 겨우 빚을 갚았는데, 다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종계 및 육계농가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시설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재정적 부담이 상당히 큰 상황이다. 사육비 현실화 부분이 필요한데, 농가와 계열업체, 정부, 협회 등 관계자들이 위원회를 꾸려 논의한다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가금학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농가가 행복해야 좋은 제품이 생산될 수 있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 농가가 생산성은 높이고, 노동력은 줄이고, 수익은 많이 남아야 더 좋은 닭고기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K-치킨의 근간이 되는 닭고기 산업의 발전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


#정부 답변


▲문원탁=우선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은 내년부터 중앙정부가 사업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지침이 많이 바뀔 예정이다. 종축업이 상당히 중요하고, 사업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부업소득 면세 규모 상향의 경우에도 경영 여건 변화를 고려하면 상당한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조세 지출 건의서를 작성해 타당성 부분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 양계협회에서 협조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영농상속 공제 부분에 대해서는 가업 상속과 비교하면 당연히 증액이 필요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

표준계약서의 경우 종계·부화 분야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년도 계열화사업자 평가에서 인센티브 자금 등과 연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종계·부화농가의 생산비를 산출해야 하는데, 축평원에서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농지법 관련 단독 부화장 불허가 건축물 관련 규제 제외와 관련해선 농지과와 협의를 진행했고, 농업진흥구역에서 부화장을 설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농업의 직접적인 생산시설은 아니다 보니 농지법 시행규칙에 반영되더라도 전용 절차는 거쳐야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어민신문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