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TV 앞에 앉아 자리를 잡는다. 커다란 TV 화면에는 좋아하는 스포츠경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치킨 한마리와 맥주. 그런데 치킨을 배달시키려 가격을 보니 2만3000원에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에 육박한다. 주문하려는 마음이 싹 사라진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이 과정이 치킨업계의 담합 때문인지 관계 당국이 주시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치킨업계의 가격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bhc와 BBQ, 교촌치킨 등 주요 프랜차이즈 본사를 상대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육계 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도 주요 치킨 메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이날 bhc와 BBQ, 교촌치킨 본사에 조사 인력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는 가격 담합 등을 담당하는 카르텔조사국 인력이 중심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치킨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연동 여부를 비롯해 업체별 가격 결정 과정,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비용 부담 구조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육계협회가 제공하는 닭고기 시세에 따르면 치킨에 많이 사용하는 9~10호 육계 공장도가격은 3월 5308원에서 9월 3308원으로 2000원(37.7%)이나 하락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제공하는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생계유통대(1.6㎏ 이상) 규격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 4월 1㎏당 2677원에서 7월 1841원으로 31.2% 떨어졌다. 8월에는 2184원으로 다시 올랐지만 4월보다는 18.4% 낮은 수준이다.

반면 프랜차이즈용 10호 닭 도매가격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 4월 1㎏당 4016원이었던 가격은 7월 3597원으로 10.4% 하락하는데 그쳤고 8월에는 되려 3741원으로 올랐다. 산지에서 거래되는 생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음에도 프랜차이즈에 공급되는 닭고기 가격 하락폭은 이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9월30일 육계가격 하락에도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 가격이 그대로라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공정위는 치킨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연동 여부 등을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육계 가격만을 기준으로 치킨 판매가격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건비와 물류비를 비롯해 식용유·포장재 등 부자재 비용,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가맹점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이 함께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가맹점주에게 최종 가격 결정권이 있어 본사가 가격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농민신문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