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g이면 거의 1㎏ 아닌가? 근데 먹어보니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치킨을 먹다가 느낀 소비자들의 막연한 의아함이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국내 5대 치킨 브랜드 제품을 실제 확인한 결과 표시된 중량과 실중량의 차이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6일 치킨 중량표시제 시행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국내 5대 치킨 브랜드 제품의 표시 현황과 실중량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7월1일부터 ‘치킨 중량표시제’를 시행했다. 이 제도는 2025년 관련법령 개정으로 2025년 12월15일부터 2026년 6월30일까지 계도기간을 가진 후 시행됐다. 판매자는 메뉴별로 사용하는 원료육(조리 전 중량)을 기준으로 ‘g(그램)’ 또는 닭고기 1마리 크기를 나타내는 ‘호’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램으로 표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치킨 몇 조각 등 ‘개수’로도 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협의회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업체별로 실제로 제공된 치킨의 중량은 차이가 컸다. 협의회는 8월 4개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입점해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중량표시 현황과 실제 배달된 제품의 중량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조리 전 중량이 951~1050g으로 표시된 후라이드 치킨의 평균 중량은 브랜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교촌치킨의 경우 951~1050g이라고 표기된 제품의 실중량이 695g에 그쳤고, 굽네치킨은 955g이라고 표기된 제품이 734g에 불과했다. 951~1050g으로 표기된 BHC제품은 913g이었다.
순살 치킨도 브랜드마다 차이가 컸다. 굽네치킨은 700g이라고 표기된 제품이 558g이었고, BHC는 600g이라고 표기된 제품이 528g이었다. 반면 순살의 경우에는 표시중량보다 실중량이 훨씬 많은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제품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표시중량 방법 때문이다. 현행법상 표시중량 기준이 ‘조리 전 원료육’이기 때문이다. 치킨 브랜드마다 조리법이 다르고 튀김옷의 차이, 수분 증발량의 정도 등으로 인해 실중량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치킨업체가 중량을 속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되면 결국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표시중량이 실중량이라고 믿을 가능성이 높은데, 치킨을 주문해 먹다보면 실중량보다 훨씬 적게 느껴져 ‘사기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
또한 중량표시 위치나 방식이 통일되지 않은 탓에 배달 앱에서 중량표시를 찾기 어려운 곳에 배치하는 경우도 확인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조사 결과 교촌치킨과 BHC는 모든 배달 앱 내 메뉴 상세 설명 또는 메뉴 선택 항목에서 중량 표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땡겨요·요기요에서는 자사 앱이나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별도 링크를 통해서만 중량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었고, 같은 앱이어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확인하도록 한 곳도 있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중량표시제가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을 동결하고 중량을 줄이는 행위)이라는 꼼수를 예방하려면 소비자가 표시정보를 통해 실제 제공량의 감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표시중량과 실중량 간 허용 가능한 차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중량표시 위치와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중량표시제도가 시행된 지 3개월 정도 경과한 상태여서 우선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정착 상황에 따라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민신문 10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