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동절기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야생조류에서 검출되자 정부가 전국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즉각 끌어올렸다. 농협과 생산자단체도 일제히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전남광주 순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H5형)가 확인됨에 따라 전국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가금농장 발생 이전부터 최고 수준의 위기경보를 발령한 건 국내외 발생위험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8월까지 해외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검출 건수는 29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2건)의 2배를 넘었다. 국내에서도 9월25∼27일 한강하구·시화호·삽교호 3곳에 도래한 오리과 철새가 전년 동월보다 2.9배 늘었다.
지난겨울 피해가 큰 것도 한몫했다. 2025∼2026년 동절기 가금농장 62곳에서 1349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여파로 달걀 소비자가격은 올 3월 7045원(특란 30개)으로 1년 전보다 16.6% 오르는 등 연중 고공행진했다. 정부는 미국·브라질 등에서 신선달걀 1억3324만개를 수입하면서 대응에 나섰지만 예산 규모와 재원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20일 위기경보 단계 상향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식품부 장관)를 가동했다. 전국 지방정부엔 대책본부 상황실을 설치해 24시간 비상체계로 전환했다. 순천만 검출 지점 반경 10㎞ 안의 가금에 대해선 이동을 통제한 뒤 정밀검사했다. 수변 3㎞ 이내는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출입을 통제했다.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관계시설은 일주일간 일제소독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산란계농장 방역 관리를 위해 대형 산란계농장에 출입 인력·차량 사전등록제(4단계 방역)를 올해 처음 개시했다. 13일엔 전북 완주 산란계농장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온 상황을 가정해 ‘2026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벌였다.
농협도 자체 조직을 총동원해 대응 중이다.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기간(올해 10월∼내년 2월) 범농협 비상방역대책본부를 꾸려 24시간 비상근무 방역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위기경보 심각단계에선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가 비상방역대책본부를 이끈다. 13일에는 전국 139개 모든 지역축협이 참여한 화상 방역대책회의를 열어 농장·사업장 방역설비 운영 요령을 점검했다.
생산자단체도 분주히 움직였다.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만나 산란계를 대상으로 한 AI 예방백신 시범도입을 건의했다.
한국토종닭협회는 농가 정밀검사 주기를 월 1회에서 2주 1회로 단축하고, 이달 25일 도축 출하분부터 출하 전 정밀검사를 의무화했다. 한국육계협회는 내년 2월까지 ‘AI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농가에 발생 상황과 방역수칙을 신속히 전파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금농가에선 농장 주변 경운(논밭갈이)을 자제하고 외부 사람·차량의 출입을 차단하는 등 기본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즉시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농민신문 10월 26일>